정경

우리는 함께 여름을
분주히 피해 다녔지
이제 와보니 실은
여름을 피하지 못했어도
딱히 상관없었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 있지
감당할 수 없이 무르익던
계절의 정취는
그 자체로 정경이 되었네
여름밤 달뜬 마음으로
네게 고요히 속삭이던
고백까지도
능소화가 샹들리에처럼
여기저기 피어댄 담벼락 아래
입맞춤은 달큰한 꽃향기로 남았어
그래, 아주 오래도록
우리는 함께 여름을
분주히 피해 다녔지
이제 와보니 실은
여름을 피하지 못했어도
딱히 상관없었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 있지
감당할 수 없이 무르익던
계절의 정취는
그 자체로 정경이 되었네
여름밤 달뜬 마음으로
네게 고요히 속삭이던
고백까지도
능소화가 샹들리에처럼
여기저기 피어댄 담벼락 아래
입맞춤은 달큰한 꽃향기로 남았어
그래, 아주 오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