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압주의
지금 누가 달글 사람들 하나씩 죽이고 있고 다음은 내 차례일지도 모르니까 급하게 쓰는 글이야
공지 안 맞는 글이면 그냥 대빵이 알아서 글 썰어주세요 내가 수정을 못할 수도 있음
나는 국문학 전공이고 졸업 논문 준비 중인데 주제는 이상이야 왜그랫을까 지금 솔직히 너무 후회됨 난해하기도 난해하고 주제를 다르게 정했으면 지금 이 상황까지는 안 올 수 있지 않았을까
며칠 전에 논문 쓰다가 빡쳐서 달겟에 이상 걍 검색했는데 이상 달글이 하나 있더라
댓도 얼마 없고 달리는 사람도 많이 없어보여서 그냥 댓 써봤거든 근데 작성자 답댓이 달리더라
얘기 좀 나눠봤는데 달장은 자긴 이상 동호회라는 거야
이상이 그 시인 이상 맞냐고 하니까 맞대
그래서 난 졸논 때문에 이상 붙잡고 있는데 달장은 이상 동호회 왜 하냐니까 걍 이유가 있대
이해함ㅇㅇ
원래 이상은 이상한 사람들만 연구한다고 소문나잇음;
그중에 내가 유일하게 덜 이상한 거임
암튼 근데 달장이 만나자는 거야 만나서 얘기하면 자기가 가진 희귀한 이상 자료집 주겠다고
만나면 안 되는 거 알지 친목하면 안 되잖아
근데 지금 내가 ㅋㅋㅋ 서른이 다 됐는데 아직도 졸업을 못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
솔직히 누가 안 나가고 배겨..
대빵한테 걸리면 강탈각인데 그래도 그냥 갔음 졸업 논문이 걸려있잖아 나 올해는 진짜 졸업해야됨
두번이나 졸논 퇴짜 맞은 거 학과에서 나밖에 없을듯
진짜 정말 간절했어 진짜로
근데 가서 보니까 달장 말고도 몇 더 있더라고
그래서 이 동호회에서 대체 모여서 뭐하는 거냐고 뭐하는 동호회냐고 하니까
이상 작품을 연구해서 비밀을 밝히는 거래
비밀은 뭔 비밀요... 그 양반 가신 지 90년이 다 됐는데?;
원래 이상 작품이 걍 난해하다는 둥, 천재라 세상이 이해 못한 거다, 정신병을 앓고 있어서 그렇다 등등 얘기가 많은데 갑자기 이건 또 무슨 소린가 싶은 거야 뭔.. 비밀?? 작품이 뭔 황금보물 지도라도 되는지
근데 또 면전에 대고 그런 소리는 할 수 없었어 이상에 대해 진짜 많이 알고 잇는 거 같긴 했고 동호회 회원이 되면 자료집 공유도 해준다는데
그래서 그냥 아 그렇군요 하고 적당히 어울리려고 하는데 동호회에 들어오면 해야 할 일이 있대
그게 뭔데요 하니까 소설을 써야 된대
그게 무슨 소리예요 달장
졸업 논문 쓰려다가 동호회에 가입했더니 조회수 억만뷰 웹소설의 작가가 되어있었습니다 뭐 이런 거임?
하지만 이번에도 나는 이런 소리는 할 수 없었어 걍.. 당황스러운 거 꾹 참고 무슨 소설요? 하니까 이상에 관한 소설이래
이때 걍 눈치채고 나갓어야 됐는데
다들 뭐에라도 홀린듯이 둥그렇게 모여 앉아서 망상방에 이상 소설을 써야 한다는ㄷ ㅔ에 동의하고 있는 거임
진짜 걍 이렇게 써서 웃긴 거지 그땐 진심 심각했음 진짜 무슨 국가 기밀에 관한 모의라도 하는 모임마냥
살다 살다 이상을 덕질하는 사람을 여자에서 다 만나게 되는구나 싶었지 지금 돌이켜보면 너무 안일한 생각이었음
이상 소설을 써야 된다 그래서 암말 못하고 걍 가만히 있었더니 가방을 뒤져서 달장이 큰 연습장을 하나 꺼냄
그러더니 이상의 유명한 작품을 하나씩 쭉 적어 날개랑 건축무한육면각체 그거랑 이것저것
하나씩 맘에 드는 주제 가져가래
이게 뭐람.. 싶은데 또 상시들은(달글 호칭임) 진짜 하나씩 작품을 고르는 거야 ㅋㅋㅋㅋㅋㅋ
나한테는 결과적으로 건축무한육면각체가 주어졌음
이걸로 ㅋㅋㅋㅋㅋ 무슨 소설을 써
근데 진짜로 다음날부터 망상방에 이상 글이 하나씩 올라오는 거야
댓은 하나도 안 달리고 조용히 조회수만 올라가는데 어쨌든 글이 올라오니까 이거 진짠..가? 싶더라고
난 안 쓸 생각이었거든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써도 그걸 거기다가 어떻게 올려
근데 진짜 올라왔더라고..... 상시들 진짜 광기다 광기.. ... 근데 읽지는 않음ㅋ
그 다음날에 모르는 번호로 나한테 전화가 오는 거야
받아보니까 종로경찰서 강력1팀 박xx 경위라고 하는 사람이 자기가 형산데 정xx씨랑 무슨 사이세요?? 그러는 거야
그래서 정xx이 누군지도 모르고 보이스피싱 같아서 끊었거든
근데 또 전화오더니 아까 전화한 형사인데 보이스피싱 아니라면서 이 전화 끊고나서 직접 서울종로경찰서로 전화걸어서 강력1팀 박xx 경위 바꿔 달라고 하면 될 거라고 그러면서 전화를 끊는 거 ㅋㅋ;
긴가 민가.. 요즘은 이렇게까지 피싱을 치나?? 싶었는데 그래도 확인 전화 정도는 할 수 있으니까 했거든?
구라였으면 그대로 신고하려고 했었음 종로서 형사라고 구라치는 보이스피싱 전화 돌고 있다고
근데 박xx 경위 바꿔달라고 하니까 진짜로 바꿔주는 거야 (강력 어쩌고는 까먹고 대지도 않았는데)
아까 나한테 전화 건 사람이 진짜 받더라고
그래서 진짜 형사신 거는 알겠는데 저 정xx이 누군지 몰라요 그랬더니 오늘 새벽에 사망한 피해자인데 최근에 만난 적 있죠? 그러면서 단체 카톡에도 있고 번호도 저장되어 있으시던데 하는 거야
단체 카톡이라고 하니까 감이 딱 왔음....... 주말에 봤던 상시구나.... 근데 그 상시들 중 누군지 모르겠어서 형사한테 그럼 죄송한데 그 단톡방에 있는 사람들 중 누가 죽은 거예요? 닉네임이 뭐예요? (우리는 닉넴으로 각자 폰 저장함) 하고 물어봤더니 고슴도치의잀겪이라는 거야 아니 근데 그 여자는 자정쯤에 망상방에 막 글 올리고 그랬었는데 죽었다고??? 갑자기????? 그래서 갑자기 어떻게 죽은 거냐고 물어보니까 자세한 건 수사 중에 있어서 말씀 드릴 수 없대
아.. 네 근데 저 그분 잘 몰라요 최근에 만나고 폰에 저장하고 그런 거는 제가 지금 졸업 논문 쓰는데 도움 주실 수 있다고 해서 잠깐 다같이 만나고 그랬던 거라서요 이름도 지금 알았어요 하고 대충 얘기하고 끊었거든? 앞으로도 전화 몇 번 더 갈 수 있다고 하는데 아 네 하고 겨우ㅡ 끊음
전화 끊고 생각하는데 너무 찝찝한 거야 왜 갑자기 죽었다고 그러지?? 교통사고 ㄱ런 거였을까?? 근데 교통사고나면 피해자 폰 조사해서 누구랑 연락했는지를 굳이 알아낼까..?? 생각이 거기에 미치니까 각이 딱 나오는 거야 하 이거 살인사건이구나... 갑자기 존ㅈㄵㄴ무서워짐
아니 생각해봐 주말에 얼굴 잠깐 보고 오늘 겨우 수요일이고 3일 밖에 안 지났는데 밤까지만 해도 망상방에 글 올리고 달글 달리던 사람이 갑자기 새벽에 죽었다고 그러냐고
이상해서 단톡방 들어가서 다들 전화 받앗냐 소식 들엇냐 하면서 물어보고 싶었는데 경찰이 지켜보고 있을 거 같아서 암말도 안함 단톡방에 아무도 말 안 하더라 그럼 달글은?? 그래서 달글 들어가서 댓 달았는데 아니나다를까 달글 난리나있었음.. 난리래봐야 나까지 포함해서 대여섯명이 전부긴 한데
아무튼 이게 무슨 일이냐고 다들 경찰 전화 받앗냐고 써방까지 하면서 댓 달길래 아 이거 진짜구나 싶어서 진짜 소름이 돋는 거야
무슨 일이었을까 그 상시는..?? 자던 중에 집에 강도라도 들이닥쳤던 걸까?? 아무도 자세한 이유는 몰랐는데 한 상시가 종로서라고 한 거 같다고 그쪽 관할이면 거기서 사건 난 거 아니냐고 해서 뉴스를 막 음 인터넷 기사 계속 최신순으로 새고하고
오전 11시쯤 되니까 기사가 하나 올라오더라 시청 쪽에서 인명사건이 있었다고 타살인지 뭔지 자세하게 써져있지는 않았는데 경찰이 수사 착수 어쩌구 대충 짧게만 적혀있는 기사였음 그거까지 확인하니까 진짜 미칠 거 같더라고
막 우리끼리 댓 엄청 쓰고 있었는데 달장이 갑자기 작성자 표시 떡하니 달고 댓으로 나타나더라고
다른 계정으로 달리고 있던 게 아니었나봐 작성자댓이 가끔 가다가 중요댓 아닐 때도 보이고 그랬던 걸로 봐서는
암튼 달장이 죽은 사람 얘기 그만 하고 약속대로 오늘은 식당녹말이쑤시개로국수끓임 닉네임이 글 올릴 차례라는 거야
뭔.. 미친 사람인 줄 알았음.. 아니 엊그제 멀쩡히 만났던 사람이 죽었다는데. 쌩판 모르는 사람이 죽었다 그래도 그거보다는 따뜻하겠다 싶을 정도로 냉랭...... 죽은 사람은 죽은 사람이고.. 다음 타자 오늘 저녁에 글 올리세요 이러는데 진짜 싸패같앗음
근데 또 이상한 건 아까까지만 해도 막 난리동요하던 상시들이 알겟다면서 퇴고 마치자마자 올릴거라고 그러는거야
아니 제정신들인가???????? 근데 그와중에 나도 내 졸논 생각이 안 날 수는 없었음
어떻게 그런 일을 당하셨는지.. 안타깝기는 한데 자세한 사정도 솔직히 잘 모르겠고... 나는 어쨌든 이번에 꼭 졸업해야 되니까
걍 운이 많이 나쁘셨구나 싶고.... 장례식장 어딘지 알면 찾아가기라도 할텐데 아니 근데 가서도 뭐라고 날 얘기해야 될지 모르겟음..
근데 ㅇ아 진짜 여기부터 너무 무서워서 눈물날라 그래
그날 저녁에도 상시가 글을 올렷어 망상방에서 나도 확인햇거든
근데 아침 5시에.. 그 시간에 일어나있지도 않은데 전화가 오는 거야 전화를 그 시간에 누가 걸겠어
가족한테 뭔일 있는 것도 아님 나 본가에서 살거든 그니까 이상하지 왜 그 시간에 전화를 누가 해 나한테
번호 저장도 안 되어 있는 거였고 잠결에 보고 그냥 수신거부하고 다시 자려는데 끊기자마자 다시 울리는 거야
또 끊었는데 또 울리고 또 끊어도 또 울리고 그래서 개빡쳐서 받자마자 진짜 누구야 했는데 끊지마세요!! 접니다 박xx 경위 그러는 거야
형사가 또 왜?? 저번에 그 분 사건 때문에 그러세요? 했더니 아니요 한xx 때문에 전화 드렸습니다 그러는 거야
그래서 그분은 또 누구지 모르는데요... 그랬더니 그 단톡방에 같이 계시잖아요 그러는 거야 와 진짜 그때 너무 무서워서 ㄷ잠이 다 깼어 누가 머리 위로 망치 내려치는 줄
진짜 너무 무서워서 목소리 달달 떨면서 무슨 소리세요..? 하니까 그 단톡방에 계시는 닉네임 어쩌고 그분이 한xx씨인데 새벽 3시에 막 발견되셨다고 그래서 핸드폰 조사해보니까 또 이 단톡방 사람이라는 거야 그래서 자기도 놀래서 나한테 전화했는데 지금 어디냐고 막 그러는 거야 서에서 조사해야 될 거 같다고 언제 서로 와주실 수 있냐고 급하다고
그래서 어 지금 바로 준비해서 갈게요 하고 끊고 막 정신없이 씻고 준비해서 차 타고 시청역으로 가는데 아까부터 누가 따라오는 거 같은 거야 솔직히 모르겠어 진짜 누가 날 노리고 따라오는 건지 아니면 사람이 연속으로 둘이나 죽은 모임에 나도 끼어있어서 내가 그냥 무서워서 그렇게 느끼는 건지 근데 진짜 너무 무서워서 계속 달글에 댓 달면서 이거 지금 무슨 상황이냐고 했는데 나 말고 아무도 댓을 안 다는 거야
그래도 다행인 건 지하철 타고나서 안에 사람들 좀 차니까 무서움은 좀 가셨는데.. 그래도 뭔가 같은 칸에 나를 노리고 있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안ㅇ 떨쳐지더라고
암튼 시청역에 내렸는데 전화가 오는 거야 그 형사인가? 하고 봤는데 아니었어 이번엔 저장된 번호였어 달장 상시 내가 그렇게 저장해놨거든 이상 달글 달장 여자를
전화 받으니까 그 여자가 갑자기 소리질ㄹ럿어 12월 12일 첫구절!!!!! 그래서 네?? 하니까 전화가 끊겼어
다시 걸어봤는데 안받더라고 12월 12일은 이상이 쓴 소설 제목인데 첫구절???
첫 문장은 "태양의 어른거림이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 태양의 빛을 모방한 금속이 가득한 곳에서 태양을 잊다니" 이건데 이게 왜???
역사 계단을 올라가면서 계속 생각했어 계속
왜 그러고 급하게 전화해서 소리 지르고 전화를 끊엇을까
어쩌면 달장 상시도 위험한 게 아닐까
경찰서 도착하면 그 형사한테 지금 전화도 다 말해줘야겠다고
근데 진짜 뭘까
태양의 빛을 모방한 금속이 가득한 곳에서 태양을 잊다...?
태양의 빛을 모방한 금속이 뭘까? 태양빛은 황금색인데... 금색? 금색의 금속이면 그냥 문자 그대로 금이잖아
금이 가득한 곳... 금은방?? 금맥?? 금으로 가득한 곳이 쥬얼리방 말고 또 있나 종로 귀금속??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는데 태양을 잊다니가 있었잖아
태양을 잊다는 말은 햇빛이 안 드는 곳이라는 거고 그럼 지하나 굴? 땅굴? 동굴? 반지하도 아니야 확실하게 지하잖아
금으로 가득한 지하.... 금광? 금광?????
금광??????????????????????
근데 금광이 이상이랑 무슨 상관이지?? 했는데 아니 이상이 건축도였잖아 심지어 미로 설계 천재였음
이상이 만든 금광이 있었나?
이상이 하도 건축 천재여서 일본에서 이상에게 설계를 맡겼던 걸까?
그럼 그 소설이 그 얘기를 하고 있는 거였나?
그냥 단순히 픽션이 아니고?
자전적인 소설이라면 안에 자신과 관련된 다른 어떤 것도 집어넣었다면?
그러고보니까 왜 이 달글을 달리던 사람들이 하나씩 죽고 있지? 그것도 글을 올린 다음에?
망상방에 다시 들어가서 다시 제대로 글을 읽었어
일본 1719 부대가 지휘하는 금속 공장이 있다는 건 팩트라고. 근데 거길 이상이 설계한 거라면?
그걸 바탕으로 쓴 소설이더라고
그럼 그 다음에 올린 소설의 내용은 뭐지?
그래서 다음 글을 찾아서 읽으려고 누르자마자 삭제된 글입니다 이렇게 뜨는 거야
그 짧은 순간 진짜 소름이 엄청 돋더라
어떻게 삭제가 돼 작성자가 사망했는데
그러니까 지금 이 달글 달리는 상시들이 하나씩 살해당하고 있는 거야
단순히 사망사고가 이렇게 우연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을 테니까
일개 인터넷 커뮤니티의 재미로 쓴 글까지 지워버릴 정도로 누군가가 여기 개입되어 있는 거야
그 새끼가 상시들을 하나씩 죽이고 있는 거고
경찰서까지는 이제 얼마 안 남았는데
너무 무서워서 발이 안 떨어지는 거야 주위에 분명 사람들도 많고 당장 어떻게 죽지는 않겠다 싶은데 나 너무 무서워
아 그리고 내가 지금까지 일단 알아낸 건 그 건축무한육면각체 시 중에서 쾌청의하늘에붕유하는Z백호라는 문장이 있잖아 그게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
이상 김해경. 1937년 4월 17일 사망.
사망한 지 오늘로 딱 87년 째.
그의 유언은 "멜론이 먹고싶다"였던 것으로 밝혀져...
2년여 전, 그가 생전에 쓴 시를 물리학으로 푼 논문이 등장
https://www.fnnews.com/news/202109231059429345
90년만에 풀린 이상의 시 '건축무한육면각체'
[파이낸셜뉴스] 한국인 박사과정생이 천재 시인 이상의 난해시 '삼차각설계도'와 '건축무한육면각체'가 4차원 공간을 뜻하는 것이라고 밝혀냈다.광주과학기술원(GIST)은 2020년 졸업생 오상현씨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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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나도 아직 다 못읽었음
같이 읽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