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폭염특보 발효지역. 기상청 홈페이지 화면 캡처
폭염이 그칠 줄 모르고 있다. 가을의 기운이 완연해진다는 절기 ‘백로’(白露)가 이틀 지난 9일 전국의 80% 지역에 폭염 특보가 발효됐다. 63일째 열대야가 지속되는 제주에선 이미 폐장한 해수욕장에 물놀이객이 몰려와 안전요원이 연장 배치됐다. 폭염은 추석 연휴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전국 183개 기상특보 구역의 80%인 148곳에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전남 곡성과 구례, 경남 의령과 진주엔 폭염경보가 발령됐다. 폭염경보는 일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인 상황이 이틀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9월 폭염경보’는 2010년 이후 14년 만이다.
전국 곳곳에서 9월 최고온도가 경신되고 있다. 대전은 전날 낮 기온이 34.3도를 나타내며 1969년 대전에서 근대적인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9월 일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강원도 정선은 전날 낮 최고기온이 33.5도, 충남 홍성은 지난 5일 최고기온이 34.4도를 기록하는 전국 곳곳에서 9월 기온 통계가 새로 쓰이고 있다.
바다를 낀 제주에선 낮에 오른 기온이 밤에도 빨리 식지 않으면서 역대급 열대야가 나타나고 있다. 9일까지 제주(북부) 지점 열대야 일수는 63일로, 지난주 직전 최다 기록(2022년 56일)을 깨고 매일 새 기록을 경신 중이다.
9월 날씨가 여름처럼 더운 이유는 대기 상층에서 티베트고기압이 한반도까지 가장자리를 확장해 북쪽에서 찬 공기가 들어오는 것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 하층에선 한반도 남동쪽 열대저압부와 북태평양고기압 사이로 고온다습한 남동풍이 주입되면서 우리나라에 찜통 더위가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지상에 발달한 고기압으로 햇볕까지 강하게 내리쬐면서 더위를 부추기고 있다.
기상청은 지금 같은 더위가 최소 추석 연휴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은 이번 주 목요일인 12일부터 열흘간 기온이 아침 18~26도, 낮 25~32도로 평년기온(14~21도, 24~28도)을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은 추석날부터 기온이 소폭 떨어지지만 그래도 28도를 유지할 전망이다.
문정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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