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벅'에 밀리고 '메가'에 치여
커피 시장 양극화에 애매해진 가격
낡은 브랜드 이미지로 소비자 외면
대대적인 리브랜딩으로 반등 노려
사명 변경까지 고민 중
이디야커피의 질주는 무서웠다. 토종 중저가를 앞세워 스타벅스의 경쟁 상대로 거론될 정도였다. 하지만 2024년 이디야는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오랜 기간 이어왔던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1위(점포 수) 자리를 빼앗긴 것은 물론 사상 처음으로 매출까지 마이너스 성장하며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이디야의 매출은 275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2778억원)보다 0.8% 감소한 수치다. 매출이 감소한 것은 2012년 이디야가 실적을 공개한 이후 처음이다.
영업이익 역시 82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8.1% 줄었으며 당기순이익은 34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최근에는 신규 점포 출점이 급격히 둔화된 가운데 폐업하는 점포가 늘면서 전국 매장 수는 2000개 후반으로 떨어져 업계 선두(메가커피 약 3000개) 자리도 내줬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디야에 갈 이유가 없다”는 말이 나온다. 가격은 싸지 않고 분위기는 비싸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이디야가 대규모 리브랜딩에 나선 것도 내부에서 ‘이대로 가다간 망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내린 결정이다. 변화한 커피 시장 흐름에 맞춰 이디야라는 브랜드를 리포지셔닝하기 위한 고민에 돌입했다. 매장 인테리어 변경 및 신메뉴 개발 등 지난 20여 년간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를 이번 작업을 통해 바꾸는 것이 목표다. 필요할 경우 사명까지 변경하겠다는 각오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신선함을 더해 새로운 타깃 소비자층을 발굴하는 것이 리브랜딩의 목표”라며 “빠르면 올해 말 그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