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밥먹으러 갔다가 화장실에 갔는데 휴지걸이 위에
번쩍번쩍한 가방 하나가 놓여있길래 봤더니..
5만원 신권 100장 담긴 봉투랑
지갑엔 웬 조폭같이 머리가 짧고 우락부락한 사진의 주민등록증이 들어있었음..
화장실에서 일보는데 5분 정도 걸리니까...
찾으러 오겠지 했는데, 안 오더라..
그래서 잠시 기다리다가.... 밖을 나왔는데 참 갈등되는거임.
장시간의 고민을 접고 파출소로 감ㅋㅋㅋ
가서 설명하고 연락처와 이름 적고 가려고 하는데,
옆에서 통화하던 순경이 나보고 '잠깐만요...' 하는 거임.
지금 그 가방 분실자가 연락와서 오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리시라고.. 법적으로 보상 받을 수 있으니까
잠깐만 계시라고 해서 좀 멋쩍었지만 기다렸다?
5분정도 있으니까 느긋하게 들어오는 풍채좋은 조폭....
이 아니고 스님이신곀ㅋㅋㅋㅋㅋㅋ
그 분이 나한테 정말 감사하다고 사례하겠다고 하시면서,
지금 이 돈은 당장 써야 하니까 오늘 내로 입금해 드리겠다고 하길래, 스님 돈은 받기 좀 그렇다고, 그냥 원래 쓰려던 곳에 쓰시라고 하고 나왔다.... 기분이 이상 했음.
차를 타려고 가는데 그 스님이 '잠깐만요' 하면서 뛰어오시는 거...
이렇게 가시면 자기가 마음이 불편하니까 제발 계좌번호 좀 알려주시라고,
조금은 사례해야 자신도 마음이 편하니 너무 부담갖지 마시라고 말씀하시길래, 계좌번호 가르쳐 드리고 집으로 왔음.
3시간이 지난후에 핸드폰에 문자가 왔길래 봤더니
'OOO님께서 150만원을 입금하셨습니다'!!!
15만원을 잘못 읽은 건가? 싶어서 다시 봤다 근데 분명히 150만원인거야..
이거 참...개이득인가 ㅋㅋㅋㅋ
난 대충 20~30만원 정도 보내겠구나 싶었는데
큰 금액을 보니까 솔직히 이건 좀 아니다 싶었음...
그래서 파출소에 다시 전화해서
순경분에게 이런 저런 말씀드리면서 돈 돌려드려야 할 거 같은데 그 분 어느 절에 소속된 스님이시냐고 물었더니,
순경이 웃으면서 '그냥 쓰시지 그래요?' 하면서,
그 스님이 혹시 내가 다시 찾아올까봐 절대 말해주지 말라고 했단다.
나는 좀 이상한 생각이 들드라.....
그래서 계속 절 이름이라도 알려달라고 그 순경을 졸랐더니...
그 절 이름이 '만우절'이라고 말씀하시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