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청라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불이나 인근에 있던 70여 대를 전소시킨 벤츠 준대형 전기 세단 EQE에 중국 무명 업체의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가 장착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벤츠코리아는 2022년 EQE 출시 당시 국내 언론에 중국 1위 배터리 업체 CATL의 NCM 배터리가 들어간다고 알린 바 있다.
6일 국토교통부 등 정부 부처에 따르면 1일 인천 청라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화재가 난 벤츠 준대형 전기 세단 EQE에 중국 배터리 업체 패러시스의 88.8킬로와트시(kWh) NCM 배터리가 탑재됐다. 2년 전 벤츠 본사 전기차 개발 총괄 크리스토프 스타진스키가 국내 언론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EQE에 탑재되는 NCM 배터리는 중국 1위 배터리 업체 CATL이 공급한다"고 밝힌 것과 달리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업체의 배터리가 들어간 것이다.
이에 대해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차량 화재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당국에 협조해 차량을 철저히 조사하고 있다. 아직 사고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어떤 업체 NCM 배터리가 장착된 것인지는 확인해 주기 어렵다. 다만 CATL은 아니다"고 말했다.
2009년 중국 간저우에서 설립된 패러시스는 2018년 벤츠와 처음으로 NCM 배터리 주문 계약을 맺었다. 2년 뒤에는 벤츠가 9억 위안을 들여 파라시스 지분 약 3%를 인수, NCM 배터리 공동 개발을 진행하기도 했다. 당시 벤츠는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패러시스와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다만 패러시스의 잦은 품질 결함에 협력관계를 이어 나가야 할지 깊은 고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패러시스의 NCM 배터리는 화재 위험으로 2021년 중국에서 대규모 리콜을 진행한 바 있다. 이 업체 NCM 배터리를 납품받은 베이징차는 배터리 결함으로 전기차 3만1963대를 리콜했다. 베이징차는 "고온 환경에서 급속 충전을 할 경우 화재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했다"면서 "패러시스도 결함을 인정, 리콜 비용 전액을 부담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사고 경위 등을 조사한 후 리콜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패러시스는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이 0.87%에 불과한 업체고, 이 때문에 국내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배터리가 아닌 만큼 해외 사례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조치 여부가 달라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한편 해당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패러시스가 뭐 하는 회사냐', '뒤통수를 맞은 것 같다', '사고가 난 EQE와 EQE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버전인 EQE SUV 배터리 용량이 같은데, 설마 EQE SUV에도 패러시스 배터리가 들어간 것 아니냐', '벤츠도 위기를 맞은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명품' 벤츠, 까고 보니 듣보잡 中 배터리 사용···소비자들 멘붕 - 서울파이낸스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인천 청라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불이나 인근에 있던 70여 대를 전소시킨 벤츠 준대형 전기 세단 EQE에 중국 무명 업체의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가 장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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