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맛 입시를 끝내고 데학교에 입학한 새내기 곽두팔
이제 흑백이었던 지난 날을 잊고
청춘을 즐기기 위해 동아리를 들어가기로 결정함
어렸을때부터 롹앤롤을 흠모한 곽두팔씨는
(주범: 넬 국카스텐 린킨파크 오아시스 MCR etc)
밴드동아리에 가입하기로 결심함
물론 할 줄 아는 악기는 없지만... or 개밥이지만...
데학 밴드를 하다가 락스타가 됐다는 하현우, 배철수처럼
나도.... 락스타가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소소한 희망을 갖고
밴드동아리 동방의 문을 두드림
여기가 맞나...하며
학생회관 깊숙이 찾아온 곽두팔
놀랍게도 이런 곳에 동아리방이 있다
(락밴드부, 사물놀이부처럼 시끄러운 동아리들은 지하나 학생회관 뒷편에 처박아두곤 한다. 민원이 너무 많아서...)
보컬, 기타, 베이스, 건반, 드럼 이렇게 5개의 파트를 모집하는데
.
보컬은 자신이 없고
건반은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학원 다니던 고인물들이 너무 많아서
만약 초짜라면, 베이스, 드럼, 기타를 "배우고싶습니다!"라는 마음가짐으로 들어가곤 함
그렇게 처음 보게 된 오디션...
손이 바들바들 떨린다
저사람들 이바닥 고인물같은데 내 밥같은 실력을 어떻게 평가했을지 모르겠다
하필 내 다음에 들어온 사람은 기타를 정말 잘침
역시... 중앙동아리와 나는 수준이 안맞는단걸 느낄때 쯤
엥 붙어버렸슴둥?
동아리박람회때 밴드동아리 부스 사람들이 들어와서 배운 사람이 많으니 초짜도 가능하다고 하더니 진짜였나보다
날 합격시켜주시다니
앞으로 동아리에 뼈를 묻겠습니다
라는 마음가짐으로 신입생 환영회 날짜를 확인함
(나중에 알게된건데, 버스커버스커, 잔나비같은 비교적 잔잔한 밴드음악을 하는 옆동아리는 지원자가 50명이 넘어서 지원자들을 솎아낼 수 있는데, 음침한 롹앤롤하는 우리동아리는 지원자가 15명 내외라 거를래야 거를 수가 없었다나 뭐라나...)
대망의 신입생 환영회!
어색하게 안녕하세요...ㅎㅎ 신입 기타입니다. 아 저는 신입 베이스에요ㅎㅎ.. 하는 인사를 나눈 뒤 자리에 앉는다.
내 뒤에 오디션 봤었던 기타장인 친구도 보인다.
술자리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술게임 열라게 하고 단톡방에도 들어간다
이제 나도 청춘을 즐기는 거 같다
그리고 대망의 첫 합주날...!!
선배들이 집어준 합주곡을 얼레벌레 연습해 감
근데 사실 제대로 연습못함
박자도 안맞고 진짜 걍 얼레벌레 그 자체임
나만 제대로 연습 안해온걸까봐 겁남
하지만 다행히 모두 나같은 상태였음
이건 뭐 합주가 될거같지도 않음ㅋ
단 한명, 기타장인 친구 빼고
이친구도 연습 안해온건 똑같음
"첫 합주곡 don't look back in anger라고?"
한두번 들어보더니 즉석에서 코드따서 연주하기 시작함
기가 죽음
게다가 베이스, 드럼까지 지 혼자 다 따서 애들 가르쳐줌
기가 더 죽음
이럴 순 없는거임
나도 팀에 민폐가 되지 않게 열심히 연습하겠다고 다짐함
그리고 첫 합주 끝난 기념으로 음주갈김
이제 서로 호형호제하는 사이가 됨
동기사랑 나라사랑이라더니
벌써 동기들과 2n년 알고지낸 사이같음
그렇게 한두달이 흐름
수업시간에도 엔 악기연습하러 동아리 갈 생각밖에 없음
그렇게 끝없는 연습 끝에
"합주검사"가 다가옴
합주검사란?
공연 전, 선배(OB라고 불림)들이 합주보고 부족한 점을 캐치해 주는 것을 말함
하는 동아리도 있고, 안하는 동아리도 있음
옛날엔 선배들이 합주검사받고 많이 울었다는데
나도 그렇게 될까봐 겁남
요즘은 그렇게 악담하는 선배 없다는데도
그냥 겁남
아무튼 겁남
겁나서 합주검사날은 자체휴강하고 기타만 침
(핑계아님
아무튼 아님)
대망의 합주검사...
멘탈부스러기인 나는 고인물들 몇명이 보고있다는 이유로
곡을 절어버림
나 진짜 열심히했는데
선배들이 어느어느부분 고치라고 말하는게
동방 더 자주나오라고 말하는 게
너무 짱남
저 진짜 원랜 잘하거든요ㅠㅠ
일단 눈물 꾹 참고
합검끝나자마자 화장실가서 흐르는 눈물 닦아내고
동방에 돌아가자 언니들이랑 동기들이 위로해줌
짱남
쪽팔려지기 시작함
그리고 다들 기분풀라고 회식갈김
이젠 걍 일상임
술다 기분좋으면 동방가서 합주도함
그렇게 개판인 합주는 난생 처음봤음
합주 공부 합주 공부 합주 공부가 반복되는 일상의 끝
대망의 "정기공연"이 다가옴
리허설 걍 개끝짱남
몇달간 같은곡만 하니 합이 안맞을래야 안맞을수는 없는거지만
아무튼 대단함
우리애들의 결실이 너무 기특함
물론 나도 기특함
그 뒤엔 개인손님(친구, 부모님 등등) 맞이하고
세팅하다보면 어느새 시작시간이 되어 있음
그렇게 우리기수의 무대가 시작하는데...
됨 시작부터 절어버림
분명 리허설때는 완벽했단말이에요!
대충 실수안난척하고 무마하려는데
저 구석에서 선배들이 키득키득하고잇음
하긴 동방에서 허구헌날 들은 합주인데 못알아채는게 이상함
그나마 다행인건 내 뒤 드럼친구는 드럼채 날려먹음
동지애가 느껴짐
우리 무대가 끝나고 시작한 OB(고인물) 공연...
아 개지림
역시 괜히 고인물이 아니었던거임
기타베이스보컬드럼 모두 쌉에바적으로 어려운노래를 걍 무대 휘어잡으면서 해냄
일단 악기부터 nnn만원짜리인데 소리가 이상할리가 없기는 함
나도 시간이 지나면 저렇게 될까... 소망이 생김
근데 나중에 물어보면 자기도 실수했대
대체 어디서 실수를...?
고인물들은 실수대처법도 자연스러움
본새 그 자체임
그리고 끝나고는 당연히 뒷풀이
오늘 관객중엔 9n학번 선배도 있었다고 함
쿨하게 회식비 쾌거
나도 꼭 저런 선배가 되어야지... 소망 +1적립함
그렇게
하다보면...
어느새 고인물(OB)가 되어있는 나를 발견함
그리고 동아리박람회 부스를 서면서
새내기(YB)가 들어오기를 기다리는 신세가 됨
롹앤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