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그녀에게서 복숭아 향기가 난다. - 단편 5장
창문이 모두 막힌 모텔의 특성상, 햇빛이 찬란하게 비추어서 깰 수는 없었지만, 가려진 창문 틈새로 실금 같은 빛이 들어오고 있었고, 20년을 넘게 일어난 아침을 느낌으로도 알 수 있었다.
시계를 찾아서 보니 8시쯤이었다.
휴일이어서, 굳이 어디를 가야 하는 이유는 없었고, 어제 이미 거짓말을 해 놓았으니 일찍 들어가지 않아도 됐다.
아침은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약간의 무거움과 결정적으로 익숙하지 않은 자지의 느낌이 맑아지는 정신을 확 당겨왔다.
아직은 반쯤 걸쳐 있었고, 아침의 기운이 더해져 점점 더 안쪽으로 밀려들어 가고 있는 내 물건은 익숙하지 않은 느낌에 급격히 팽창하고 있었다.
복숭아의 숨소리가 점점 달라지는 것을 보니 복숭아도 잠에서 깨어가는 것 같았다.
"아웅 으흠. 진짜 이렇게 잔 거야?"
얼굴을 들지 않은 복숭아의 목소리와 숨결이 귀를 간지럽혔다.
"응 언제 일어났어?"
"쟤가 점점 더 밀고 들어올 때부터."
"색다른 기분이다."
"아흥 나도 너 진짜 안 무거웠어?"
안 무거울 리가 처음이나, 섹스할 때야 괜찮지만 이렇게 사람 하나를 올려놓고 잠을 잤더니 여기저기 쑤셔왔다.
"넣고 있는 거랑 넣고 자는 거랑은 좀 다르긴 하네. 큭큭. 근데, 기분은 진짜 좋다."
"힘들었구나. 내려갈까?"
"아니. 좋은 건, 좋은 거니까 내려가지 마 "
복숭아의 허리와 엉덩이를 잡고 몸을 좀 뒤척여서 굳었던 것을 좀 풀었더니 복숭아는 옅은 신음을 흘렸다.
"하윽. 하윽 진짜 괜찮은 거야?"
"안 괜찮으면 내려놓을 거니까 자꾸 안 물어봐도 돼."
"흐흥 응"
느낌이 정말 좋았다.
취기가 사라져서 얼굴도 못 드는 복숭아의 모습이나 온몸으로 느껴지는 복숭아의 몸. 그리고 자지에 느껴지는 복숭아의 뜨거움이 아우성치는 근육들에게 닥치라고 충분히 말할 수 있었다.
"이러고 좀 더 있을까?"
"하하응 응 해도 되고 너 좋을 대로 해."
"모닝 섹스?"
"하응 나도 해본 적 없어."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 복숭아의 다리를 벌리고 엉덩이를 잡고는 본격적인 피스톤 운동을 했다.
전희나 애무 따위는 전혀 무시했어도 색다른 느낌이 복숭아를 흥분되게 했는지, 금방 철벅거리는 소리가 어두운 방 안을 울렸다.
밤새 몇 번을 하여서 늘어지는 사정에 복숭아는 두어 번의 절정을 경험하고 사정 후에도 한참을 작아지지 않던 내 것을 넣고 후희를 즐긴 뒤, 같이 샤워를 했다.
더 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아침부터 모텔 방에서 뒹굴고 싶지는 않아서 10시가 넘어서 모텔을 나왔다.
휴일이었지만 나도 복숭아도 약속 따위는 없었기에 같이 밥을 먹고 영화를 보고 헤어졌다.
[즐거웠어. 내가 또 연락할게 ]
하트까지 그려준 복숭아의 문자와 뿌듯하게 뻐근한 아랫도리가 이전 몇 시간이 꿈은 아니라는 걸 증명해 주었다.
복숭아와의 밤이 지나가고 혼자 있게 되자, 나와 복숭아의 관계가 궁금해졌다.
사귀는 것일까? 사귄다고 하기엔 너무 이른 시간 안에 중요한 분기점들이 흘러갔다.
우린 키스보다 섹스를 먼저 했고, 두 번째 밤부터는 오랫동안 사귄 연인처럼 서로의 체온을 갈망하였다.
깊이 생각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쉽게 넘어갈 성격도 못 되었다.
바로 다음 날 연락이 오리라 생각했던 복숭아는 일주일이 넘게 문자도 전화도 없었고, 먼저 연락할까 잠시 고민하다가 바로 연락했다.
[왜 연락 안 해?]
책망이 섞인 문자에 거의 한 시간이 지나서야 답장이 왔다.
[오늘 볼 수 있어?]
[어디서?]
[그때 그 공원이 좋은데, 어딘지를 모르겠어.]
[OO 구청 앞에서 보면 돼. 몇 시?]
지금이야 문자로 감정 상태까지 보낼 수 있게 치지만 그때는 단답형이었다.
복숭아의 문자 뉘앙스가 좀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답이 왔다.
[지금 나갈게. 너도 금방 나오지?]
[응]
[한 이삼십 분 걸릴 거야.]
여자가 저 정도 시간에 준비를 마치고 나온다는 말을 안 믿겠다고 다짐했었지만, 그래도 약속은 약속인지라 이십 분 정도에 맞춰 나갔다.
예상외로 이미 나와 있었다.
"오래 기다렸어?"
"아니. 방금 나왔어."
"안색이 별로다. 어디 아팠어?"
". 술 마실레?"
"무슨 일 있었구나?"
"모텔 가서 먹을까?"
". 안주가 시원치 않을 텐데?"
"대충 사 가지 뭐."
이게 뭔 상환인지 감이 안 잡히는 상황에서 국물에 집중한 오뎅과 떡볶이 그리고, 약간의 튀김과 소주, 맥주를 사 들고 저번과는 다른 모텔을 직접 찾아 들어갔다.
모델의 시설과 분위기는 이전보다 훨씬 밝고 좋았다.
". 좋네 ."
복숭아의 별 감응 없는 말에 사 온 것을 펼쳐 놓고, 일단 몇 잔 먹였다.
". 휴 "
"무슨 일이야?"
"나 미친년 같아."
"왜?"
"너랑 잘 놀고 들어가서 그날 밤에 술을 조금 더 마셨어. 술김에 그놈한테 문자를 몇 통 날렸지.
뭐 너보다 좋은 남자 만나 잘 지낸다고 헤어져 줘서 고맙다고.
근데 알고 봤더니 너 조루에 정력도 형편없었다고. 그 실력에 그렇게 덤벼댔냐고"
웃어야 하나 울어줘야 하나 헷갈리는 상황에서 내가 빙그레 웃으니까 복숭아가 정색하며 말했다.
"웃지 마!! 난 심각하다고!!"
"어!! 알았어!!"
"답 문자가 왔는데 ."
복숭아가 말하며 전화기를 건네주었다.
네가 직접 보라는 의미 같아서 문자를 직접 읽어 봤다.
거기엔 `개새끼`라는 이름을 가진 항목이 있었고, 최근까지 온 내용은 대부분이 욕이었다.
대충 내용이 창녀 같은 년이니, 넌 날 못 잊을 거라느니, 앞뒤 구멍을 다 뚫어놓은 남자를 잊을 수 있을 거 같다느니,
그새 보지 구멍이 벌렁거려서 딴 놈을 찾아 나섰냐느니. 하는 것들이었다.
`하. 이 새끼 형편없는 쓰레기네?`
내 얼굴이 점점 벌게지니, 복숭아가 내 눈치를 보고 있다가 점점 울기 시작했다.
"이 문자 받고 몸이 점점 떨려서, 화가 나서, 이 새끼 죽여버리고 싶은데, 이 새끼의 말대로 그랬던 날들이 기억나는 거야.
내가 이 새끼의 말대로 갈보년이 된 거 같기도 하고, 섹스에 미친년이 된 것 같기도 하고 ."
엉엉 우는 복숭아를 좀 그대로 두었다. 울고 싶을 땐 울게 두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복숭아는 한 이십여 분을 더 울었고, 난 술잔만 비우고 있었다.
"위로 안 해 주냐? 너도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너 민증 까 봐! 너 진짜 나보다 누나 맞아? 아니, 바보인 건 나이가 불문이지?"
"무슨 소리야?"
"걔가 너 찼다며 그리고 딴 년한테 갔다며 그것도 너보다 인기 많고 이쁘다는 년한테 근데 얘가 왜 이럴까?? 자기가 잘 되고 있으면 이렇게 보낼까?"
복숭아가 한 대 맞은 것 같은 표정으로 날 쳐다보았다.
"자기가 잘 되고 있음, 네 문자에 답도 안 왔을 걸? 이건 전형적인 구관이 명관이고, 남에 떡이 더 커 보이는 새끼에 행동이잖아
판단이 안 되는 거야? 아님. 판단력이 흐려진 거야?"
" 그. 런 .가?"
한참을 설명해 주었다. 마침 나에게도 비슷한 일이 그 일주일 사이에 있었고, 사실 그래서 더 복숭아가 보고 싶기도, 화가 나기도 했던 것이다.
내가 겪은 일과, 그 일 후에 알아본 결과를 이야기해주었다.
"어머 진짜?"
"응. 결국 만나고 보니 별거 아니었고, 만나고 보니, 나보단 아니었다는 말을 자기 친구들에게 하더래. 아깝다고 "
"어머 걔도 웃긴다. 하긴 그러니까 너한테 그런 말을 하지."
4일 전에 우연을 가장한 그녀의 계획안에 난 그녀와 마주쳤다.
그녀는 나를 차고 만났던 그 녀석과 헤어졌다는 말을 일상적인 안부를 묻는 대화 내용과는 전혀 무관하게 끼워 넣었다.
그렇게 무리하면서 `그런데`까지 넣어가며 `자기가 찼다는` 사실을 주지시키며 했다.
그녀에게 그 말을 듣는 동안 약간의 통쾌함도 느꼈다. 진짜인지도 궁금했다.
이틀 동안 알고 있는 인맥을 총동원하여 알게 된 사실은 그녀가 그놈에게 실망했다는 것과 그래서 헤어졌다는 것,
그리고 나와 헤어진 사실을 무척 아까워하더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미 내 마음은 정리되어 있었고, 굳이 그녀에게 내가 더 이상 너에게 관심이 없다는 말조차 전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너도 참 바보다. 여자가 그 말을 하는데, 내가 다시 솔로가 되고, 내가 찼으니까 너랑 다시 해보고 싶다는 말인 거 몰랐어?"
내가 복숭아에게 유도하고 싶던 반응이 이것이었다.
"그럼 넌?"
얼굴에서 웃음기가 싹 가신 복숭아가 어버버 거리고 있을 때 말했다.
"야! 송다희!! 남의 일은 일반적이지만, 내 일은 특별하다? 뭐 그런 거야? 다 똑같거든?"
". 그래도 ."
"뭐 우기고 싶으면 우겨. 네 X 남친이 그렇게 변태였으면 둘 중 하나 아냐?
그년이 뽕브라고 두부살이거나, 아님. 성격이 아주 깐깐해서 이래저래 하자는데, 싫다고 하던가?"
복숭아의 표정이 밝아져 갔다. 뭔가 실마리를 잡은 거 같았다. 복숭아 혼자 생각을 좀 하게 하고 싶기도 하고 하여 핑곗거리를 찾았다.
"나 담배도 떨어지고, 우리 술도 다 되가. 갔다 올 테니까. 생각하고 있어 봐."
편의점에 들러 담배와 술, 그리고 오일도 다시 샀다. 돌아와 보니, 복숭아의 표정이 한결 밝아져 있었다.
"좀 그럴 거 같아. 아니 그런 거 같아. 네 말이 맞는 거 같아"
"뭐 알아본 거야?"
"아니. 그렇지는 않은데 집히는 구석이 있어."
"나중에 얘기해주고 술이나 먹어."
오일은 보여주지 않았다. 굳이 안 써도 되고, 약간의 상처를 입고 온 여자에게 들이밀고 싶지는 않았다.
다시 소주 한 두잔 이 들어갔는데, 복숭아의 혀가 갑자기 꼬이고 있었다.
"아 아 취한다. 미안해. 긴장이 풀리나 봐."
"야! 그만 마셔!"
"나 기분 좋아져. 딱 한 병만 더 먹자."
"너 이미 완전히 취했어."
"뭐 어때 나 안 들어가도 되는데 딸꾹!"
"어쭈? 야! 너 저기 그냥 가서 자!"
"후욱 아우 술 냄새 어야 강쇠야. 내가 네 말 들을게."
그때가 돼서야 복숭아의 옷을 자세히 볼 수 있었는데, 정말 대충 나온 건지, pink 추리닝에 하얀 티, 추리닝 상의, 그리고 대충 걸친 점퍼가 다였다.
점퍼는 들어와서 벗었고, pink 추리닝 상의를 벗으니 그냥 간단히 입은 거 같은 하얀 티와 딱 붙은 추리닝 하의가 눈부셨지만,
비틀거리다 침대에 쓰러지는 복숭아를 어떻게 해보고 싶은 맘은 없었다.
먹던 것들을 주섬주섬 정리하고, 담배 한 대를 물려고 화장실로 가는데, 복숭아가 불렀다.
"너 뭐 하는 거야?"
"뭐 하긴? 먹은 거 정리하고 담배 피우러 간다."
"나 이렇게 놔두고? 나, 네 입에서 담배 냄새나면 키스 안 해줄 거야!!"
"야! 허! 참!"
"허 참 아저씨는 가족오락관에서나 찾고 응?"
복숭아가 요염하게 자세를 고쳐 앉는데, 짙은 색 추리닝 바지의 중심부가 아까보다 더 짙은 색이 되어 있는 것이 보였다.
설마? 뭔가 짓궂은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는데, 복숭아가 교태를 부리며 불러왔다.
"아잉 "
내게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모르겠다.
술이 주는 용감함일 수도 있겠지만, 복숭아의 가슴에 올라타고 한 손으로는 가슴을 한 손으로는 옷 위로 보지를 주물렀다.
손에 느껴지는 감촉은 분명 촉촉함이었다.
"왜 이렇게 젖어 있는 거야? 하고 싶어? 하고 싶어서 젖는 거야?"
"하흥 하앙 하잉 "
복숭아의 얼굴이 빨개지고 내 손놀림도 빨라졌지만, 나는 딱 거기까지였다.
난 여자한테 욕을 하거나 심하게 거친 성격은 못되었다.
복숭아의 애액이 조금 더 배어 나오는 것을 보고 바지를 벗겼고, 위와 같이 맞춰 입은 흰색 팬티는 음모가 다 보일 정도로 젖어 있었다.
"많이 젖었다?!"
"하응 하응 아까부터 조금씩 "
"섹스가 하고 싶어 부른 거야? 얘기가 하고 싶어 부른 거야?"
"하악 하학 둘 다 "
아까 전화기에서 본 욕설 몇 마디가 머리를 스쳤지만, 하지 못했다.
이미 나도 준비는 끝나고 있었다. 복숭아의 옷을 서둘러 다 벗기고, 나도 벗고, 애무와 전희를 생략하고 콘돔이야 원래 생략하고 삽입했다.
복숭아가 용트림을 시작했다. 전보다 더 흥분하는 것 같았다.
"헉헉 진짜 하고 싶었구나!"
"하응 응 "
흥분에 끝까지 온 것 같은 복숭아와 여러 체위를 즐겼다.
앞으로, 뒤로, 앉아서 일어서서 위로 올렸다가 밑에 깔았다.
복숭아의 긴 머리가 산발이 되고, 서로에게 흐른 땀이 누구의 것인지 모르게 됐을 때쯤 사정을 했다.
"아윽!"
"아항 "
사정의 여운을 느끼고 있는데, 복숭아가 갑자기 나를 밀치더니 자지를 입에 물었다.
"더러워 "
"어차피 네 것이고 내 몸에서 나온 물이 묻은 건데 뭐가 더러워?"
정수리를 얻어맞는 것 같은 충격이 왔다.
섹스 후에 오랄을 해주는 것을 청룡 열차를 탄다고 하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지만, 그 이유는 그때 이미 충분히 경험했다.
"아욱!"
"어머머. 얘 또 커진다."
"네가 자극했잖아 "
"또 할 수 있겠어?"
"또 하고 싶어?"
섹스하면서 술이 꽤 깼는지 복숭아의 발음이 정확해지고 있었다.
"치! 안 하고 싶은데, 세워놨을까?"
"그래 좋아!"
얼른 복숭아의 입에서 보지로 옮겨 탔다. 그리고 복숭아의 다리로 허리를 감게 한 다음에 일어섰다.
"어머!"
약간의 피스톤 운동을 하면서 정수기 있는 쪽으로 가서 물을 마셨다.
"헉헉 넌 목 안 말라?"
"하응! 네 입으로 줘"
물과 혀가 왔다 가고 두 번째 섹스는 처음보다 더 격렬하게 끝냈다.
조금 지쳐 누워 있는 내 옆에 복숭아가 모로 누워 내 젖꼭지를 가지고 놀고 있었고 나도 복숭아의 젖가슴을 주물럭거리고 있었다.
"또 안 빨아줘?"
"왜? 또 하고 싶어?"
"아니. 좀 이따 하고 싶을 거 같기는 한데, 아까 기분이 되게 좋았거든."
"나중을 위해 남겨두자."
"응"
잠깐을 말없이 서로를 만지고 있었다. 복숭아가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았다.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해."
" 없어 ."
"또 얘를 괴롭혀 줄까?"
주무르던 젖꼭지를 튕기자 복숭아가 움찔했다.
"하잉! 하지 마 "
젖꼭지를 연달아 튕기며 졸라 댔다.
"얘기해 "
"하잉 네가 안 좋아하는 이야기야 "
딱 멈췄다.
"전 남친 이야기구나?"
"으응 "
젖꼭지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듯 말을 더듬는 복숭아를 일으켜 앉혔다.
"다희야! 우리 오늘 하루만 전 남친, 전 여친 다 기억해 내 볼까? 그리고 다신 기억하지 말자!"
"응?"
"네가 지금 하고 싶은 말부터 내가 하고 싶은 것들까지 다 사실 나도 너 보면서 전 여친 생각 많이나 안 하는 거지.
근데, 네가 그러면 우리 서로의 X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만 잊자."
"음 . 좋아!"
"그러려면 술이 필요할까?"
"약간은."
아까 남은 맥주와 소주를 냉장고에서 다시 꺼냈다.
다 벗은 몸에 모텔에 있는 가운만 걸치고 둘이 테이블에 다시 앉았다.
식은 오뎅과 오뎅 국물을 안주로 다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전 남친은 섹스 후에 너처럼 그렇게 안아주지 않았어. 자위 기구 알아? 그걸 가지고 내 여기저기를 자극하면서 내가 괴로워하는 걸 즐겼어.
안에는 에그라고 하나? 그 달걀 같이 생긴 거나 아니면 진동 자지를 박아 넣어 놓고 나는 한 시도 쉬지 못하게 했었어."
"아. 큭큭큭 내 전 여친 땜에 웃는 거야! 내 여친한테 복숭아 향기가 났었다는 건 이야기했고 .
내 전 여친은 가슴이 C컵이었는데, 함몰 유두였어. 그걸 꺼내려면 진짜 열심히 빨아줘야 고개만 삐죽 내밀었어.
아까처럼 꼭지를 만지는 건 꿈도 못 꾸었을 일이었지."
"어머! 큭큭큭!!!"
"전 남친은 날 자위 시켜 놓고 보는 걸 되게 좋아했어. 몇 번 잔 다음에 자기는 섹스 판타지가 있다나?
그러면서 자위 기구와 이상한 속옷, 그리고 약들을 꺼내 놓는데."
"약?"
"응. 관장약."
"아 ."
"나. 뒤도 뚫린 여자야. 앞뒤의 순결을 모두 다 그놈한테 바쳤는데."
"걔가 처음이었어?"
"응. 너처럼."
"근데, 되게 잘한다는 생각이 들어. 내가 그걸 평가할 수 있을 만큼 여자랑 자보지는 못했지만."
"걔랑 헤어지고 너처럼 술 마시고 꼬리 쳐서 두 명 더 잤지. 하룻밤. 근데 걔만도 못했고 너보단 훨씬 못했고."
"아. 내 전 여친은 내가 처음인지는 모르겠어. 그냥 피 나는 걸로 순결을 확인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라고 생각해서 피가 안 나도 숫처녀라고 생각은 하고 싶었어. 처음 같이 잔 날 밤에 7번을 했는데, 잘 못 걷기는 하더라."
"맙소사 7번?"
"응."
"너. 토끼도 아닌데."
"거의 안 재우게 되더라고."
"너랑 자는 거 좀 질릴만하다."
"그런가?"
"처녀건 아니건, 하룻밤에 7번은 좀 너무하지 않아? 네가 10분 만에 찍! 이것도 아니고."
"저번에 우리 대여섯 번은 넘게 했어."
"하. 내가 그러고 얼마나 고생했는데. 큭큭큭."
"왜? 아팠어?"
"얘는 농담도 못해?! 엉덩이랑 여기가 좀 쑤시긴 했지만 좋았어. 너 대단하다는 생각 들더라."
"이렇게 이야기하니까 별 할 이야기가 없네?"
"그렇지?"
"넌 알고 있었던 거야?"
"뭐. 대충 ."
"내가 걔를 기억하려고 하니까. 별 기억할 만한 것이 없더라고 좋은 것 나쁜 것 모두. 그냥 이랬다 저랬다 정도?
사귈 때는 모든 것이 아름다워 보여서 모든 것이 기억할 것이었는데, 헤어지고 나니까 그냥 다 무의미하더라고."
"그러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움직이느라 흐트러진 가운 사이로 보이는 복숭아의 몸이 눈부셨다.
"대현아!"
"응?"
"아! 아니다."
"뭐야 다시 괴롭혀줘?"
"아니라니까 "
"나 일어선다."
내가 일어설 듯하니 복숭아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알았다. 알았어"
"저기 말이야. 너는 섹스 판타지 같은 거 없어? 여자를 이렇게 해 보고 싶다거나 혹은 이런 섹스를 하고 싶다거나."
"글쎄? 그걸 묻는 네가 더 있는 거 같은데?"
"솔직히. 네가 저번에 해줬던 거 ."
복숭아의 얼굴이 빨개지고 있었다.
"뭐? 넣고 자는 거?"
"뭐. 그것도 그렇고, 안마해주는 것도, 욕조에 맥주 마시면서 있다가 하는 것도 그렇고.
그 새끼는 하고 나면 바로 작아져서 그렇게 넣고 있는 건 꿈에도 못 꿨고,
안마는 남자를 불러서 받아 봤고, 그 후에 그 남자랑 자라고 나를 설득하였고,
뭐 결국 그걸 싫다고 하다가 헤어졌지만,
욕조에서는 힘들다고 하면서 나만 계속 괴롭혔는데, 넌 안 그랬으니까, 적어도 난 내가 가진 섹스 판타지의 반 정도는 채운 거 같아."
"아 ."
"넌 뭐 없어?"
"글쎄? 그렇게 깊게 생각해 본 적은 없는데, 남자 대부분이 비슷하지 않을까?"
"뭐? 그렇게 괴롭히는 거?"
"아니. 비슷하지 않은가?"
그러면서 머리카락을 잡았다.
"뭐? 머리카락에다 하고 싶어?"
"아니 "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내 가운을 젖히고 털을 잡았다.
"이거 "
"그게 뭐?"
"없애보고 싶어."
"엥?"
"백보지"
"재밌네? 걔는 내가 털이 적다고 이야기하면서 털 없는 여자랑 하면 3년은 재수 없다고 하던데."
"그건 병신들이나 하는 말이고. 애무할 때 자꾸 이빨에 껴 "
"으하하 하하 그게 이유야?"
"그것만은 아니고 그냥 털 없는 게 보고 싶기도 하고, 어떤 느낌인지도 궁금하고. 뭐 그렇지."
"음 ."
복숭아가 고민하고 있었다.
"뭘 고민해 뭐야 해주겠다는 거?"
"까짓거 털이야 또 자라는데! 해주지 뭐!"
"어이구? 이럴 땐 시원시원하네?"
"근데. 음. 근데 ."
"뭐?"
"네가 밀어줘!"
"허걱"
확실한 판타지가 있지는 않았다. 그냥 이빨에 끼는 보지 털이 전 여자 친구 때부터 싫었고, 밀어 놓으면 부드러울 거 같다고 생각했고, 그걸 내 손으로 밀어 보고 싶다는 생각만 했다.
"진짜 맡길 수 있겠어?"
"조심해야 해 ."
"알았어."
급격히 아래쪽이 묵직해지는 게 느껴졌다. 들어올 때 받은 세면도구에 면도기가 있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런데 뭐로 깍지?"
"여기 면도기 있어."
"뭐야 꼭 알고 그런 거 같잖아 "
예쁘게 눈을 흘기는 복숭아가 정말 이뻐 보였다. 면도기를 챙기고 복숭아의 가운을 벗기고 의미심장한 눈으로 보지 털을 본 다음에 손을 잡고 욕실로 데리고 갔다.
면도 젤이나 크림도 없고, 그게 있다고 해도 내가 아는 건 다 남자 거였다.
"여성용 면도 젤이 있으면 좋겠다."
내가 비누로 열심히 거품을 만들고 있으니까 복숭아가 말했다.
"여자 것도 있어?"
"겨드랑이하고 다리 털은 털 아니니? 면도기도 여자 것이 따로 있는데. 저거 엄청나게 무서워 보여. 큭큭큭"
"아. 맞다. 누나가 그런 걸 쓰는 걸 못 봐서."
어렸을 때, 이발소에서 봤듯이 따뜻한 물수건을 만들어 복숭아의 보지에 잠시 덮어두었다.
"아 따뜻하다."
"좋아?"
"응!"
"밀지 말고 그냥 이렇게 있을까?"
"얼마나 이러고 있어야 해?"
"어렸을 때 기억으론 한 5분 정도 있었던 거 같아. 이거보다 훨씬 뜨거워 보였고."
"그럼 그만큼만 있을게."
좋은 느낌인지. 욕조에 앉아 있는 복숭아의 고개가 뒤로 젖혀졌다.
"시직한다 "
고개를 뒤로 젖힌 체 복숭아가 대답했다.
"응 "
거품을 바르고 최대한 천천히 정성스럽게 복숭아의 보지를 밀어갔다.
지금이야 흔한 일이기도 하지만 당시만 해도 보지 털을 민 야동도 드물었고, 보지 털을 밀었다는 건 세면발이 같은 성병에 걸렸다는 표시라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
그리고 은근히 여자들 사이에서 보지 털을 민 여자들을 창녀나 적어도 몸을 함부로 굴리는 여자라는 눈총을 받을 수 있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다.
반 정도 밀어가고 있는데 뒤통수가 따가워져 위를 올려다보았다. 복숭아가 내가 자기 보지 털을 밀고 있는 걸 그윽하게 보고 있었다.
"뭘 그렇게 봐?"
"넌 뭐든지 그렇게 열심이니?"
"무슨 소리야?"
"그냥 그런 느낌이 들어. 섹스도 되게 열심히 하는 것 같고, 안마도 그렇고, 이것도 그러네?"
"말 시키지 마. 다친다."
처음으로 내 몸이 아닌 다른 사람 몸에 있는 털을 깎고 있다는 긴장감에 땀이 다 나고 있었다.
나는 긴장해서 땀이 나고 있었지만, 복숭아의 보지는 이유를 모르게 젖어가고 있었다.
"여기서 자꾸 물 나와"
"흐음. 네가 자꾸 만지고 입김 불고 그러니까 그러지."
"어. 그래!"
얼마의 땀과 시간과 애액이 흐르고 결국은 보지와 회음과 똥꼬까지 다 깎았다.
복숭아의 살결이 하얀 편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아주 검은 편도 아니었다.
정말 적당한 황인종의 피부였다. 그래서 그런지 더욱더 이뻐 보였다.
"잠깐만. 남은 비누랑 그런 거 씻겨 줄게."
물을 틀어 온도를 맞추고 복숭아의 보지를 씻겨 주었다.
씻겨 주는 행동은 자연스럽게 애무가 되었지만 깎아 놓은 털과 비누 거품들 때문에 여기서 하고 싶지는 않았다.
다 씻기고 적당히 말린 다음, 조금 전에 사서 온 오일로 마무리를 해주었다.
"이건 언제 사 온 거야?"
"아까 담배랑 술 더 사러 갔을 때. 혹시나 안마해줄 필요가 있을까 싶어서."
"저번에 준 것도 다 안 썼는데."
"다음부터 안마받고 싶으면 가지고 와야겠다."
"어쭈? 내가 네 안마사야?"
오일로 보지와 회음과 항문을 마사지해주고 애무하면서 내가 안마사가 아니라는 건 분명 어폐가 있는 말이었다.
그 오류를 복숭아가 바로 집어냈다.
"그럼. 지금은 뭐야?"
"큭큭. 그러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복숭아의 숨결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었다.
밝은 빛 아래서 밀어놓은 복숭아의 보지를 보는 나의 자지도 터지기 일보 직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