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물야설) 그의 대학생활 63
“씨이…. 뭐야.”
효린은 핸드폰을 열어 전화를 받았다.
“어. 어. 됐어…. 너 다음부터 그러지마. 또 그러면 진짜 죽을 줄 알어. 알았어. 그래. 재밌게 놀아.”
철하는 대충 효린의 말을 들어보니 둘이 화해했음을 알 수 있었다.
전화를 끊은 효린은 철하에게 씨익 웃어 보이며 화해했다고 말했다.
이윽고 효린은 앞장서서 걸으며 자신의 볼을 두들기며 말했다.
“아. 빨리 눈물자국이 말라야 하는데….”
“왜?”
“히히. 쪽팔리잖아! 쪽팔리게 울고….”
효린은 어느새 철하의 팔짱을 끼고 신나게 걷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걷자 갑자기 효린이 철하에게 휙 돌아섰다.
“오빠! 우리 스티커사진 찍으러가자!”
철하의 고등학교 때부터 스티커 사진이 유행해서 학교 앞에 기계 한 대가 있었지만 한 번도 찍어보진 않았다.
“스티커 사진? 한 번도 안 찍어 봤는데….”
한 번도 안 찍어 봤다는 철하의 말에 효린이 팔짝 뛰며 좋아했다.
“아싸. 또 나랑 처음 하는 거네? 가자! 가자!”
효린은 철하를 끌고 스티커 사진 샵이 있는 곳으로 갔다.
“언니!”
효린은 샵 안으로 들어가며 카운터에 서 있던 여자에게 반갑게 인사를 했다.
“어. 효린이 왔구나! 응? 남자친구야?”
여자의 말에 효린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효린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서 있는 철하를 데리고 기계 안으로 들어갔다.
“누구야?”
기계 안에서 철하가 묻자 고등학교 선배라고 했다. 여기서 아르바이트하는데 철하랑 동갑이란다.
이리저리 기계를 조작하던 효린은 이제 찍자며 철하에게 카메라를 보라고 했다.
효린은 철하를 안기도하고, 볼에 뽀뽀도 하고, 철하에게 서로 입 맞추는 것도 찍자고 했다.
몇 번 정도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꾸미자 기계 안에서 스티커 사진이 프린팅 되어 나왔다.
철하는 효린의 얼굴을 보더니 깜짝 놀랐다.
하얗던 얼굴이 더욱더 뽀얗게 나왔는데 울었던 눈이라 그런지 여우같던 눈이 무척 청순하게 나온 것이었다.
“우와. 효린아. 이거 봐. 진짜 예쁘게 나왔다.”
그러나 효린은 혀를 살짝 내밀며 말했다.
“흥. 원래 예뻐.”
철하는 웃으며 사진을 좀 더 살펴봤다.
둘이 입 맞추는 사진은 영화처럼 멋있게 나왔다.
이리저리 신기한 듯 사진을 바라보는 철하를 본 효린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갑자기 철하를 기계 밖으로 밀어냈다.
“어? 왜 그래?”
“응. 잠깐 밖에서 기다려봐.”
효린에 의해 얼떨결에 기계 밖으로 밀려낸 철하는 천 너머로 무얼 하고 있는지 모를 효린을 바라봤다.
밖에서 보기에 사진을 다시 찍고 있는 것 같았다.
잠시 후 효린이 천을 걷고 스티커 사진 한 장을 들고 나왔다.
그리고는 철하가 들고 있던 스티커 사진을 받아 카운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여자에게로 갔다.
“언니. 이거 두 개 코팅해줘.”
“응.”
여자는 효린이 받은 두 개의 사진을 보다가 한 장의 사진을 보더니 묘한 미소를 지었다.
“효린이 너어….”
“히히. 빨리 해줘.”
여자는 알았다는 듯 웃으며 철하를 한번 슬쩍 봤다.
철하는 여자가 왜 자기를 쳐다보는지 몰라서 그저 가만히 있었다.
잠시 후 코팅되고 잘린 스티커 사진들을 받은 효린은 철하를 끌고 샵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는 몇 장의 사진을 골라 철하에게 건네주었다.
철하는 효린이 건네준 사진 몇 장을 보다가 깜짝 놀랐다.
“엇! 이게 뭐야?”
철하는 놀라며 효린을 바라봤으나 그저 생글거리며 웃고만 있었다.
철하가 받은 사진 중 효린과 같이 찍은 사진 외에도, 효린이 혼자 들어가서 찍은 사진은 철하에게 놀라움을 안겨주기 충분했다.
4장으로 나뉘어 진 사진에는 효린이 검은색의 티셔츠와 붉은 스커트를 걷어 올려 다양한 포즈를 취한 사진들이었다.
게다가 한 장에는 검은색의 티셔츠와 함께 브래지어도 들어 올려 효린의 탐스럽고 뽀얀 동그란 가슴이 여과 없이 드러났다.
“효, 효린아….”
“어때? 죽이지?”
철하는 당황스러웠으나 솔직히 너무 섹시하면서도 예쁘게 나온 사진들이었다.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고보니 철하는 아까 여자가 왜 자신을 쳐다보며 웃었는지 알 것 같았다.
말없이 사진을 바라보는 철하에게 효린이 물었다.
“왜? 맘에 안 들어?”
“안 들 리가 없잖아. 너무 예쁘다.”
철하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히히. 당연하지. 내가 누군데. 오늘 울어서 너무 미안해…. 앞으로 다시는 안 울거야.”
“그래….”
철하는 효린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꼬옥 안아주었다.
철하는 집에서 인터넷을 하던 도중 입영날짜를 선택할 수 있는 병무청 서비스가 생긴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그러고 보니 슬슬 군대문제를 결정할 시기가 다가온 것이다.
집안에서도 1학년 마치고 가라고 하니 미리 신청을 해둬야 할 것 같았다.
달력을 보니 내일 학교가 일찍 끝나는 날이라 병무청에 가서 신청하기로 마음먹었다.
다음날 철하는 병무청에 도착하니 자기 또래의 많은 남학생들을 볼 수 있었다.
이들이 모두 군대가는 것 때문에 와있다는 생각을 하니 군대 가는 것이 그리 특별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그나저나 언제쯤 갈까…. 후우. 고민이네. 2년 2개월이니까 최소한 1월달에 가면 3월달에 복학할 수 있겠지….’
1월달에 신청하기로 마음먹은 철하는 서류를 작성하고 사진을 붙이고 신청을 하니 담당하는 직원이 철하에게 말을 했다.
“요즘 입영날짜 선택할 수 있는 제도가 생긴 다음에 신청자가 부쩍 늘어 아마 원하는 날짜에서 뒤로 밀릴 수도 있습니다.”
“예, 예.”
철하는 얼떨결에 대답을 하고 병무청을 빠져 나왔다.
저런 말을 하는 것을 보면 십중팔구 뒤로 밀릴 가능성이 있었다.
그럼 원하는 날짜에 못 간다는 말이었다.
‘쳇…. 뭐야. 그럼 신경쓸 필요도 없잖아. 그럼 아직 애들한테 말하지 말아야지. 뭐 게다가 군대가는 것이 대수도 아니잖아.’
철하는 입영날짜 문제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기로 했다. 언제가 될지 몰랐기 때문이다.
*
‘아으…. 하나도 모르겠다.’
2학기 중간고사 시험지를 부여잡고 있는 철하는 단 두 문제뿐이지만 아는 문제가 하나도 없었다.
벌써 세 번째 시험이지만 대학교의 서술형 문제는 도통 적응이 안 되었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니 진원이와 지희는 그런대로 잘 써내려가고 있었다.
이슬이도 이번에는 공부 좀 했는지 척척 써내려 가고 있었다.
1학기 때는 철하랑 놀기만 하던 이슬이었지만 2학기 때는 철하와 별로 놀지 않아서인지 잘 쓰고 있었다.
‘후우…. 다음부터 잘하면 되지….’
철하는 잔뜩 한숨을 내쉬고는 교수님에게 죄송하다는 장문의 편지를 쓰고는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