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물야설) 그의 대학생활 75
“뭘 그런걸 사과해. 그럼 비디오방이라도 갈까?”
“비디오방?”
철하는 깜짝 놀라 되물었으나 이슬이는 웃으며 철하를 끌고 가기 시작했다.
철하는 비디오방을 간다는 소리를 듣고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한 번도 가보지는 못했지만 어두컴컴하고 좁은데서 단 둘이 비디오를 본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디오방도 사람이 없는 곳을 찾기 힘들었다.
몇 개를 들락날락거린 끝에 허름한 비디오방에서 한 방을 구할 수 있었다.
“음…. 내가 보고 싶은거 봐도 되지?”
비디오를 고르던 이슬이가 철하에게 물었다.
철하가 고개를 끄덕이자 이슬이는 비디오 한 개를 빼더니 주인아줌마에게 건네주었다.
계산을 하고 아줌마의 안내에 따라 방에 도착한 철하는 깜짝 놀랐다.
소파가 있긴 있었는데 거의 침대나 다름없을 정도였다. 게다가 어두컴컴하고 굉장히 좁았다.
문 앞에서 들어가기를 망설이는 철하를 이슬이가 뭐하냐며 밀어 넣었다.
방에 들어가자 이슬이는 자연스럽게 코트를 벗어 옷걸이에 걸었다.
철하도 그런 이슬이의 행동을 보고 자신도 잠바를 벗어 걸어놓았다.
철하는 행동하나하나가 떨리며 부자연스러웠지만 이슬이는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지 자연스럽게 소파에 누웠다.
철하는 그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코트를 벗어서 드러난 빨간색의 티셔츠는 이슬이의 몸에 착 달라붙어 둥그스름한 가슴의 윤곽과 잘록한 허리라인을 보여주고 있었고,
짧은 미니스커트는 허벅지도 다 가리지 못하여 새하얗고 미끈한 다리를 드러내주고 있었다.
“뭐하니? 옆에 누워. 비디오방 처음 와?”
“어? 어….”
“진짜? 푸핫. 그동안 뭐하고 놀았니?”
“뭐? 어…. 그냥….”
“괜찮아. 옆에 누워.”
괜찮다는 이슬이의 말에 철하는 조심스레 이슬이의 옆에 누웠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이슬이의 몸과 맞닿았다.
철하는 다리라도 닿지 않게 하려고 조심하며 다리를 모으고 있었다.
잠시 후 영화 예고가 끝난 후 비디오가 시작하자 철하는 깜짝 놀라 이슬이에게 소리쳤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
“어. 왜? 봤어?”
“야…. 아니. 안 봤는데….”
“근데?”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하는 이슬이에게 철하는 차마 야한영화 아니냐고 물을 수가 없었다.
물론 철하는 조금 야한 내용의 영화인 것은 알고 있었다.
여자배우가 노출연기를 하여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기 때문이다.
“아, 아무것도 아냐….”
철하는 할 수 없이 그냥 영화를 보기로 했다.
영화를 보는 와중에도 철하는 슬쩍 이슬이를 훔쳐봤다.
이슬이는 검은색 눈 화장을 한 고양이처럼 섹시한 눈으로 영화에 집중하는 중이었다.
그리고 옆에서 보니 더 예쁘게 오똑하니 솟은 코, 반짝이는 붉은 입술.
그리고 갸름한 턱선과 목을 따라 내려오면 빨간색의 티셔츠로 가려진 둥그스름한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가슴….
이슬이의 가슴은 숨을 쉴 때마다 위아래로 천천히 올라갔다 내려오고 있었다.
철하는 가슴이 두근대며 떨리기 시작했다.
이렇게 이상야릇한 분위기에, 야한 내용이 나올 비디오를 보며, 몸이 닿을 정도로 좁은 공간에 예쁜 이슬이와 단 둘이 있으니 긴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철하는 침을 한번 꿀꺽 삼킨 뒤 눈을 돌려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이야기면에서는 크게 재미가 있지 않은 영화는 슬슬 야한 장면이 나오고 있었다.
남자주인공과 여자주인공이 격렬하게 서로를 애무하고 있었다.
이윽고 남자배우가 여자배우의 가슴을 주무르며 젖꼭지를 빨기 시작했다.
철하는 깜짝 놀라 잔뜩 긴장하고 있는데 갑자기 이슬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철하야.”
“어? 어 왜?”
“여자배우들 저렇게 연기하면 느끼고 있는걸까?”
“뭐?”
당돌한 이슬이의 말에 철하는 깜짝 놀랐다. 그러나 이슬이는 아랑곳없이 화면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그렇잖아. 남자배우가 저렇게 하는데 느낌이 어떨까?”
“내, 내가 그걸 어떻게 알어.”
철하는 이슬이의 말에 당황하여 말까지 더듬었다. 그러자 이슬이는 쿡쿡 웃으며 철하를 바라봤다.
“뭘 그렇게 긴장해? 편하게 봐. 왜 또 흥분했니?”
“아냐!”
철하는 심통을 내며 비디오를 봤다. 이슬이도 그런 철하를 보며 씨익 웃은 뒤 다시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철하는 간간히 나오는 영화의 야한 장면과 지금 이슬이와 단 둘이 누워있는 상황 때문에 몹시 흥분이 되기 시작했다.
머릿속에는 온통 야한 생각만이 가득 들어 있었다.
게다가 자지가 엄청나게 커져있어서 누워있기도 불편한 상태였다.
철하는 자신은 이렇게 흥분했는데 이슬이는 어떨까하고 살짝 바라봤다.
이슬이는 입술을 살짝 벌린 채 영화를 보고 있었는데 가끔 새하얀 윗니로 새빨간 아랫입술을 깨물고 있었다.
철하는 그런 이슬이의 입술을 보고 가느다랗게 이어오던 이성의 끈이 끊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좁고 어두컴컴한 방이라는 것에 용기를 얻어 재빨리 이슬이에게 키스를 했다.
“어? 처, 철하야? 읍!”
이슬이는 갑작스러운 철하의 돌발행동에 너무 놀라 외쳤으나 곧 철하에게서 덮쳐 온 입술에 말을 잇지 못했다.
철하는 이슬이의 붉은 입술을 세차게 빨며 거칠게 혀를 들이밀었다.
이럴 생각이 전혀 없었던 이슬이는 너무 놀랐으나 거절하지는 않았다. 살며시 입을 벌려 자신의 입을 향해 들어오는 철하의 혀를 맞이했다.
철하의 혀는 거칠게 이슬이의 입속을 휘저었다. 이슬이는 살짝 숨이 막히는 것을 느끼며 힘겹게 철하의 혀를 애무했다.
이윽고 점점 더 흥분하기 시작한 철하는 이슬이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월드컵 응원 때 이후 두 번째로 잡아보는 이슬이의 가슴이었다.
한손에 딱 잡기 좋게 잡혀지는 이슬이 가슴의 탱글탱글한 촉감은 역시 최고였다.
철하에게 가슴을 우악스럽게 주물러지던 이슬이는 자신도 점점 더 흥분함을 느끼며 다급하게 외쳤다.
“으읍…. 철, 철하야…. 이, 이러지마!”
이슬이의 말에 철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황급히 이슬이의 가슴에서 손을 떼며 떨어졌다.
“헉, 헉….”
철하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이슬이를 바라봤다. 이슬이의 단정했던 긴 머리칼과 옷은 흐트러져 있었고 입술주위는 철하의 침으로 범벅이 되 있었다.
그런 이슬이의 모습을 본 철하는 황급하게 사과를 했다.
“미, 미안!”
고개까지 숙이며 사과를 하는 철하를 바라보며 이슬이가 옷과 머리칼을 만지며 말했다.
“괜찮아…. 오히려 철하가 키스 해줘서 좋았는걸…. 근데 나도 너무 흥분돼서…. 오히려 내가 못 참을까봐. 내가 더 미안….”
웃으며 말하는 이슬이를 보며 철하는 죄책감이 들었다. 효린과 사귄 이후 여자에 대해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는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나기도 했다.
아무 말이 없는 철하를 보며 이슬이가 다시 소파에 누우며 말했다.
“심각하게 생각 하지마. 바보야. 같이 영화나 보자.”
“어, 어….”
어색하게 이슬이의 옆에 눕는 철하. 이슬이는 그런 철하의 팔을 잡아 빼며 자신이 팔베개를 했다.
어리둥절하게 바라보는 철하에게 이슬이가 웃으며 말했다.
“이제야 좀 편하네.”
자신을 바라보며 아무렇지 않게 미소지어주는 이슬이를 보며 철하도 같이 웃었다.
*
비디오를 보고 나오자 밖은 이미 어둑어둑해지고 있었다.
대형 크리스마스트리가 설치되 있던 곳으로 가자 이미 예쁜 형형색색의 밝은 빛들이 트리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와! 예쁘다!”
이슬이는 크리스마스트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을 보며 신난다는 듯 말했다. 철하가 보기에도 크리스마스트리는 너무 예뻤다.
“예쁘지? 예쁘지?”
이슬이가 철하를 보며 유난스럽게 말하자 철하도 웃으며 말했다.
“응. 이슬아. 정말 예쁘다.”
둘이 그렇게 신나게 구경하던 도중 즉석카메라를 목에 건 아저씨가 다가오며 잘 어울린다며 사진 한 장 찍으라고 말했다.
이슬이는 아저씨의 말에 신난다며 철하에게 사진을 찍자고 했다.
철하도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둘은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아름다운 트리 앞에서 다정하게 즉석 사진을 찍었다.
*
이슬이와의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철하의 입가에는 미소가 걸려 있었다.
이슬이와 둘이 같이 논 것도 즐거웠고 키스를 한 것도 좋았다.
효린이 잊혀지는 것이 두려웠지만 오늘 이슬이와 논 하루는 솔직히 즐거웠다.
이슬이와 찍은 즉석사진을 지갑에서 꺼내어 보았다. 아름다운 빛을 뿜는 대형 크리스마스트리 앞에 다정하게 서서 찍은 사진….
오늘 있었던 일들을 즐겁게 떠올리며 사진을 보던 도중 철하의 핸드폰이 울렸다.
핸드폰을 꺼내자 저장되어 있지 않은 번호였다.
“여보세요?”
[예. 안녕하세요. 병무청입니다.]
“예? 예.”
[김철하씨 2007년 1월 20일날 입영 신청하신거 접수되셨습니다. 다음주 목요일까지 병무청으로 오셔서 확인부탁드립니다.]
“어…. 저…. 에. 저 뒤로 안 밀렸나요?”
[예. 접수 되셨고요. 병무청에서 확인 부탁드리겠습니다.]
“예….”
철하는 조용히 핸드폰을 닫았다.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던 입대를 하게 된 것이었다.
분명 나중으로 밀릴 것 같아 생각조차 하고 있지 않았는데 막상 이렇게 다음 달에 입대한다는 얘기를 듣자 약간 정신이 없었다.
그래도 자신이 원해서 신청한 날짜가 아닌가….
철하는 오히려 잘되었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마음 한편에는 왠지 모를 작은 아쉬움이 밀려왔다.
*
철하는 입대 날짜가 결정된 뒤, 왠지 모르게 세상이 모두 새롭게 보였다.
전에는 눈여겨보지 않던 주위 풍경들도 눈에 들어오고 맛없게 느껴지던 오래된 반찬들도 너무 맛있게 느껴졌다.
그런 생활을 하던 도중 철하는 오늘이 자신의 생일임을 알았다.
이슬이에게는 서로 장난칠 때 말했었지만 진원이와 지희에게는 12월이라고만 말했을 뿐 따로 날짜는 말하지 않았다.
쓸쓸한 생일….
멍하니 누워서 천장을 바라보고 있던 도중에 문 앞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철하야! 김철하!”
이슬이의 목소리…. 멍하니 누워 있던 철하는 깜짝 놀라 일어나며 방문을 열었다.
빨간색의 코트에 검은색의 짧은 치마를 예쁘게 차려입고 케이크 상자를 들고 있는 이슬이….
“어…. 이슬아…. 왠일이야?”
철하는 놀라서 이슬이에게 물었다. 그러자 이슬이는 씨익 웃으며 케이크 상자를 철하에게 내밀었다.
“오늘 너 생일이잖아! 혼자 외로워하고 있을 너 생각해서 생일 축하해주러 왔지!”
이슬이의 말에 철하는 얼떨결에 생일 케이크를 받아 들었다. 그러자 이슬이는 거침없이 철하의 방안으로 들어오며 코트를 벗었다.
이슬이는 빨간색의 코트를 벗고 자리에 앉으며 철하에게 말했다.
“어서 너도 이리와 앉아. 생일 케이크 해야지!”
철하는 이슬이의 말에 얼떨결에 이슬이의 앞에 앉았다. 그리고 생일 케이크에 초를 꽂고 불을 붙이고,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고….
철하는 비록 이슬이 혼자뿐이지만 자신의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일부러 여기까지 왔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다.
기쁜 얼굴로 촛불을 끈 철하에게 이슬이는 생일 축하한다며 손바닥으로 등을 세게 내리쳤다.
“악!”
철하가 소리를 지르며 몸을 꼬자 이슬이는 장난스런 표정으로 말했다.
“생일빵이야.”
철하는 이슬이를 한번 째려 본 뒤 칼을 들어 케이크를 잘랐다.
케이크를 자르던 도중 문득 다음 달에 군대를 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해야 한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이슬이에게는 꼭 말해야 했다.
생일 케이크를 자르다 말고 갑자기 표정이 심각해지는 철하를 이슬이가 이상스레 쳐다봤다.
“왜 그러냐. 너?”
“나…. 다음 달에 군대 간다.”
“어…? 뭐?”
잘못 들었다는 듯 반문하는 이슬이에게 철하가 다시 말해주었다.
“군대 간다고….”
“아….”
잠시간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이슬이는 묵묵히 케이크를 자르는 철하를 보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진원이와 지희에게는 말했어?”
“아니…. 뭐하러 말해. 군대가는게 뭐 대수라고. 그리고 걔들 분명히 미안하게 송별회다 뭐다 한다고 할 테니까.
어차피 이슬이 너가 알고 있으니까 괜찮잖아. 나중에 너가 말해줘.”
철하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케이크를 잘랐다.
이슬이는 철하이 군대 간다는 말에 일순간 가슴이 답답해졌으나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많이 편안해졌다.
그러자 슬슬 장난을 치고 싶은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야. 김철하.”
철하는 이슬이가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들어 바라봤다.
그러자 이슬이는 재빨리 손에 케이크 크림을 묻혀 철하의 얼굴에 발랐다.
“앗!”
철하는 깜짝 놀라며 피하려 했으나 이미 크림을 얼굴 한가득 묻혀버리고 말았다.
“푸하핫.”
얼굴에 크림범벅을 한 철하의 모습에 이슬이가 깔깔 거리며 웃었다.
그러나 가만히 있을 철하가 아니었다. 철하도 크림을 잔뜩 찍어서 이슬이의 얼굴에 바르려 했다.
“으앗!”
이슬이는 비명을 지르며 철하를 피해 이리저리 도망 다녔다.
한참 동안을 서로의 얼굴에 크림을 묻히려 난리를 피우던 도중 이슬이가 엉덩방아를 찧으며 넘어지고 말았다.
“아얏!”
이슬이가 넘어지자 놀란 철하는 그녀를 부축해 일으키려 했지만 이슬이의 치마를 보고 그 자리에 자신도 모르게 멈추어 섰다.
이슬이가 넘어지면서 검은색의 짧은 치마가 위로 뒤집혀져 버린 것이다.
그러자 그녀의 중요한 곳을 부끄럽게 가리고 있는 검은색의 팬티가 드러났다.
순간적으로 방에 정적이 흘렀다.
철하는 뒤집혀진 치마 아래로 드러난 검은색의 팬티와 그 아래로 미끈하게 드러나 있는 하얀색의 다리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이슬이는 그런 철하의 시선을 느끼면서도 치마를 내려 팬티를 가릴 생각을 하지 않고 얼굴이 붉어진 채 고개만 떨구고 있었다.
잠시간을 그렇게 있던 이슬이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철하야….”
멍하니 이슬이의 하얀 다리와 검은 팬티를 바라보던 철하는 이슬이의 목소리에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
“어, 어?”
“나 예쁘니?”
이슬이의 물음에 철하는 잠시 어리둥절해졌다. 이슬이는 확실히 예쁘다. 자신이 알고 있는 가장 예쁜 여자들인 지희, 민아, 효린과 더불어 가장 예쁘다.
게다가 그들보다 훨씬 섹시한 분위기를 풍기고 몸매도 좋다. 당연한 걸 묻는다고 생각한 철하는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철하의 끄덕임에 이슬이는 방긋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몸을 일으키며 철하에게 다가가 철하의 얼굴을 두손으로 살짝 감싸 쥐었다.
이슬이의 행동에 놀라 가만히 있는 철하의 얼굴에 이슬이의 붉은 혀가 살며시 다가왔다.
이슬이의 혀는 천천히 철하의 얼굴에 묻은 크림들을 핥기 시작했다.
철하는 이슬이의 부드럽고 뜨거운 혀의 느낌에 살짝 몸을 움찔거렸다.
철하의 얼굴에 묻은 크림을 이리저리 핥던 이슬이는 이윽고 철하의 입술로 혀를 가져갔다.
철하의 입술을 부드럽게 핥은 이슬이의 혀는 곧 철하의 입안으로 천천히 들어갔다.
얼떨결에 이슬이에게 키스를 당한 철하는 손을 뻗어 이슬이의 가느다란 허리를 감쌌다. 둘은 그렇게 서로의 혀가 뒤엉키며 잠시 동안 진한 키스를 했다.
잠시 후 철하에게서 얼굴을 뗀 이슬이가 멋쩍게 웃었다.
“헤헤…. 요즘 우리 키스 많이 한다….”
“응….”
철하도 멋쩍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럼 이제 케이크 좀 먹자.”
이슬이는 케이크를 바라봤다. 그러나 케이크는 이미 이리저리 엉망이 된 상태였다.
엉망이 된 케이크를 본 철하와 이슬이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마주보며 웃음을 터트렸다.
*
그나마 케이크의 멀쩡한 부분을 나눠 먹은 둘은 잠시 후 이슬이가 집에 가기 위해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이제 몹시 추워진 날씨에 이슬이는 철하의 팔에 평소보다도 더욱 바짝 달라붙었다. 철하도 그런 이슬이의 행동이 좋았기 때문에 그저 웃으며 바라봤다.
정류장에 도착해 헤어질 때가 되자 이슬이가 빙글 돌며 철하에게 물었다.
“며칟날 간다고 했지?”
“응…. 다음달 20일.”
“그래…. 그럼 내가 그전에 또 연락할게. 잘 지내고 있어라.”
이슬이의 말에 철하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철하에게 이슬이는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한 후 버스에 올라탔다.
이슬이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던 철하는 문득 발걸음을 멈췄다. 효린과 헤어진 장소에 도착했기 때문이다. 또 다시 효린과 헤어진 날이 떠올랐다.
그 날의 죽도록 슬펐던 감정…. 지금은 그 감정이 약간 흐릿해졌다고 느끼고 있다. 이슬이가 자신의 마음에 조금씩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었다.
철하는 자신의 주머니 속에 있는 지갑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지갑을 열자마자 보이는 효린의 증명사진과 스티커 사진….
“효린아 미안….”
철하는 작은 소리로 말하며 효린의 사진 위에 이슬이와 함께 찍은 즉석사진을 올려 놓았다.